공연소개

공연개요

  • 공연명
    제10회 “혁신에 예술을 더하다” 진주재즈콘서트
  • 일시
    2024년 6월 26일(수) 19:00
  • 장소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 주최
    경남도민일보
  • 후원
    진주시
  • 연출/진행
    재즈비평가 김현준
  • 예약 안내
    본 공연은 선착순 무료 예약이며, 1인 1매로 제한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공연예약안내를 참조하세요)

우리가 잊고 있던 아름다운 노래들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거리에서 흘러나온 노래 하나가 수십 년간 잊고 있던 과거 어느 언저리의 추억을 되살려주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란 사실과 평생 추억을 곱씹으며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언뜻 상반되는 듯하지만, 그 사이에서 우리는 세월의 위력과 켜켜이 쌓여가는 삶의 궤적을 다시 목격합니다. 진주 재즈 콘서트가 드디어 10회째를 맞이합니다. 이 공연은 많은 이들이 잊고 있던 과거의 어느 한 장면으로 우리를 이끌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늘 우리 곁에 남아 회자하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국민가요라 불리는 곡들, 한국의 정서와 감성을 대변하는 곡들이 그러하겠죠. 반면, 음악적으로 매우 깊은 음악성을 성취했는데도 까닭 모를 이유 탓에 그 가치와 의미가 충분히 얘기되지 못했던 노래들도 많습니다. 이번 공연은 후자에 더 집중해 보는 시간입니다. 연주자들이 다룰 곡들은 바로 우리나라의 대중음악.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 가요들을 재즈라는 그릇 안에 담아내는 무대입니다.

약 두 달여 동안 선곡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세파에 묻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못했던 곡들과 근년 들어 매체에서 자주 들을 수 없었던 곡들을 먼저 꼽아보았고, 그중에서 재즈로 연주하기에 적합해 보이는 곡들을 다시 엄선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공연의 구성이 완성됐습니다. 모두 고르고 나서 보니,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발표됐던 아주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그 면면을 이룹니다. 상당수가 사랑을 소재로 한 곡들이란 점은 특기할 만합니다.

여러 번 얘기 드렸듯이, 해석은 재즈의 핵심 미학 중 하나입니다. 작게는 곡 안에서 선보이는 연주자의 솔로 연주가 해석의 집약체이며, 크게는 편곡 단계에서 하나의 곡을 어떻게 새로 채색할지 고심하는 것도 해석의 과정입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 두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잊고 있던 아름다운 노래들’을 되살리는 것이 하나, 해석의 지향을 중심에 놓고 재즈의 강점과 매력, 그리고 개성을 확인하는 것이 다른 하나입니다.

누군가는 이 공연에서 연주될 곡들을 모두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겁니다. 아마도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전문가처럼 꿰뚫어 보고 있는 경우겠죠. 하지만 세대에 따라서는 이번에 다룰 곡들이 모두 생소한 노래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관객 여러분에게 ‘확인’과 ‘발견’의 순간을 함께 선사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노래들이 우리 재즈 연주자들에 의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사실만 갖고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제10회 진주 재즈 콘서트에서 펼쳐질 음악은 모두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편곡의 초연(初演)입니다. 그동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새로운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건, 진주 시민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었습니다. 그에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이 참신한 연주와 무대라는 사실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그 마음으로 시민 여러분을 마주하다 보니 어느새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또 다른 10년의 꿈을 위해 열과 성을 바쳐 무대를 꾸미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현준(연출/진행)

재즈비평가, 공연기획자, 프로듀서.
1997년부터 재즈 관련 방송, 공연, 워크숍 등을 기획, 연출했다. 『김현준의 재즈파일』(1997), 『김현준의 재즈노트』(2004), 『캐논, 김현준의 재즈+로그』(2022)를 집필했고, 마일스 데이비스의 평전과 쳇 베이커의 평전을 번역했다. 제41회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인 부문을 수상했으며, 기획과 진행을 맡은 「재즈의 비밀」(EBS)이 제43회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